[짧은 생각]
1. 예수 그리스도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장 순수한 신앙을 추구할 때 찾아오셨다고 할 수 있다. 그 당시에 바리새파 사람들, 사두개파 사람들, 그리고 성경에는 나오지 않지만 에세네파 사람들이 각기 가장 율법에 부합한다는 완전한 신앙생활을 할 때 오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시대를 가장 신앙적으로 타락한 시대로 보기도 한다.
2. 당시의 신앙은 바벨론 포로기(기원전 587 전후)를 겪은 후에 귀환의 시대(기원전 450년 전후)를 거친 후에도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유대 근본주의 신앙이 기원전 333 전후 알렉산더의 등장으로 인한 근동지역의 그리스 문화화를 거쳐서 70인역 성경이 등장하게 된 후 점차 강화되었다.
3. 역시 개신교 성경에 등장하지 않는 기원전 160년 이후 등장한 마카비와 하스모니아 왕조에 의해 유대교적 생활이 깊이 내면화되고, 기원전 63년 경에 로마의 폼페이우스에게 정복당한 후에 더욱 더 신앙이 깊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약 60여년이 흐른 후에 예수님이 오셨고, 당시의 바리새파 사람들과 사두개파 사람들 그리고 서기관들을 신랄하게 비판하시며 기독교 신앙의 문을 여셨다.
4. 중세 유럽의 기독교회는 가장 큰 위기를 겪게 되었다. 여러 차례에 걸친 거룩한 전쟁이라고 하는 십자군 전쟁 등을 통해 국가와 교회와 사람들은 지쳐갔고 더욱 하나님을 향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마틴 루터는 그런 중세교회가 가진 비기독교성을 발견하고 내부적인 비판을 시도하였다. 그의 선한 의도는 기존의 교회 시스템을 거부한 것이 되었고 다양한 개신교회가 등장하도록 이끌었다.
5. 획기적인 변화를 이루지 못했던 교황청과 기존의 교회는 종교적 신념을 지키려고 전쟁에 임하였던 이냐시오에 의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신교도와의 전쟁으로 그들을 굴복시키려던 태도에서 변화된 그는 명상과 깊은 성찰을 통해 천주교회를 회복시키고 갱신하도록 이끈다. 그리고 유럽에만 머물던 기독교회를 신대륙과 아시아로 전파하도록 새로운 전망을 제시한다.
6. 천주교회의 선교 이후에 개신교도 적극적으로 선교하여 인도와 필리핀, 중국과 일본을 거쳐서 조선에도 복음이 전파되어 현대의 한국교회가 부흥하게 되었다. 일제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정신을 제공하였으며 냉전의 시대에 국가의 경제적 부흥과 사회적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7.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 교회는 비난의 대상이 되었고, 2020년 코비드 시대에는 혐오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 신실한 기독교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과거의 좋았던 신앙생활에 안주하여 부패하여 가는 것을 반성하는 것이다. 기독교신앙이 부패한 것이 아니라 기독교적 신앙생활을 하는 우리가 부패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경에 '나병'이라고 표현되는 썩은 신앙을 도려내고 더욱 깨끗하고 순결한 신앙을 회복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8. 우리가 가진 부패는 목회자 중심주의와 교파주의와 근거없는 구원의 확신이다. 자기가 출석하는 교회의 목사가 풍기는 더러운 추문에 대해 무감각해진 교인들은 이미 더러워진 것이다. 기존의 공동체적 교제를 잃어버리지 않으려는 더러운 이익추구의 행태이다. 예수님은 가족까지도 미워하고 자기까지도 미워하는 신앙을 요구하시는데, 그렇게 건물과 공동체에 집착하고 있는 우리의 신앙을 보시고 뭐라고 하실 것인가? "회칠한 무덤"이라고 부르실 것이다.
9. 교파주의에 물든 목회자들은 자기가 속한 교단을 갱신하지도 못하면서 왜 머물러 있는가? 이냐시오처럼 갱신을 추구하던가 루터처럼 떨어져 나와야 진정한 목회자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속한 교단에서 성실히 목회를 하고 있다고 해서 참된 목사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당신 때문에 많은 사람이 당신이 속한 못된 교회에 머물고 있으며 더 악한 제자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10. 예수님은 교회 건물도 없으셨고 늘 떠돌아 다니셨다. 우리는 떠나는게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지만 잘못된 곳에 머물러도 안 된다. 가나안을 향해 가기 위해 하란을 떠났던 아브라함처럼 지금까지 살아온 70년의 경험을 벗어나야 한다. 머물러 있고자 한다면 내가 속한 공동체를 거룩한 곳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