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18일
모두가 다 이번 코로나 상황을 지내면서 다양한 생각들을 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 문제를 해결할 해법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단지 백신과 치료제가 빠른 시간 안에 개발되기를 기다리는 것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나는 “목회”와 “그리스도인 됨”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있다.
“예수님을 나의 구주로 믿는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인가?”
같은 의미로 기독교란 무엇인가? 교회는 어떤 것인가? 혹은 어떤 곳인가? 등등 이러저러한 생각중이다. 그러다가 문득 몇 가지 생각이 정리되고 있다. 한 가지는 찾아가는 복음에서 찾아오는 교회로 패러다임이 바뀌었음을 자각하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비기독교국가에서 기독교적 국가로 변화했다. 이런 변화 속에서 몇 가지 단계가 있었는데, 그 처음은 당연히 선교사님들이다. 대부분 20대 중반의 젊은이 시절에 한국을 찾아왔고, 오랜 시간 우리나라에 머물며 복음을 전했다. 우리가 자주 언급하고 있는 언더우드 선교사님은 한국의 교통이 불편하였기 때문에 말을 구해서 타고 다니며 전도하고 심방했다고 한다.
해방이후 한국교회는 꾸준히 발전하다가 70-80년대 폭발적인 성장을 하게 된다. 이 때에도 목회적 패러다임은 주일예배와 심방이었다. 가가호호 방문하며 전도하였고, 그들을 교회로 인도하였다. 성도들도 꾸준히 전도해서 대부분의 교회에는 “전도왕”들이 존재했다. 그리고 교회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목회자는 다양한 명칭의 심방예배를 수행했다. 특히 봄가을에 큰 행사인 “대심방”은 가장 대표적인 교인관리 방법이었다. 지금도 여러 교회가 이 명칭을 사용하고 목회방식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지금 대부분의 교회는 목회적 패러다임이 변화하였다.
그것은 바로 찾아가는 교회에서 “찾아오는 교회”로의 변화였다. 대표적인 것이 40일 새벽기도회와 같은 것이다. 총동원 전도주일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하여 전도의 방식을 수행하기도 하지만, 80년대 이후 교회는 찾아오는 사람들로 인해 큰 부흥을 이루게 된다. 여기에는 “수평적 이동”도 있었다고 생각된다. 교회에는 많은 것들이 제공되는 서비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린이/청소년 교육을 포함하여 부부를 위한 프로그램, 가족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아버지와 남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 이혼자를 위한 프로그램, 그리고 상담센터 등도 개설하였다. 심지어 어떤 교회는 “문화센터”를 통하여 부흥발전하기도 했다. 어느 때부터라고 특정지을 수 없겠지만, 교회는 찾아가는 곳이었고, 그곳은 대부분 대형교회였다. 이로 인해 작은교회들은 그 역할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점점 어려워져 갔다.
교회의 변화의 방향성을 찾기 위해 캠퍼스 선교단체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90년대 큰 부흥을 경험한 캠퍼스 선교단체들이 2000년대 중반 이후 어려움을 고백하고 있다. 여러 가지 평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중의 한 원인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잃어버린 영혼을 찾아서 복음을 전하고, 그들을 그리스도의 일군으로 성장하도록 하던 선교단체의 본연의 성격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선교단체가 변화한 것이 아니라 찾아 오는 대학생들의 발걸음 때문이었다. 개교회에서 자란 고등학생들이 대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을 때에 교회의 어른들이나 부모님 혹은 고등부 목회자들이 선교단체에서 신앙활동을 할 것을 권하였다. 왜냐하면 70년대 교회와 갈등하던 선교단체 출신들이 80년대에 귀한 사람들이라는 것이 많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선교단체는 잃어버린 영혼을 모아서 가르치고 훈련하던 양육활동에서 기존에 기독교신앙을 가지고 있던 청년들을 보다 더 성장하도록 양육하는 사역으로 점차 변모해 갔다. “그들은 복음의 ‘야생’적 능력”을 점차 잃어갔다. 조금만 이야기해도 소통되는 친구들의 모임이 되었고, 그들은 졸업하면서 자기들의 교회나 새롭게 자리잡은 동네의 교회 등으로 돌아갔다. 선교단체의 부르심을 따르는 사역자들이 점차 줄어들게 된 것이고, 2000년대 이후 청년들의 기독교에 대한 외면의 상황에서 이것을 제대로 핸들링할 수 있는 ‘어떤 상황에서도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사역자들이 줄어들었다. 새로운 상황을 극복하고 복음의 본질을 추구하는 영적 지도자 재생산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신천지의 코로나 확산에 이어, 교회를 통한 코로나 확산의 위기가 염려되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새로운 것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과거로부터 배울 수 있을 것인가?
“온고지신”의 방법을 찾아봤으면 한다. 캠퍼스 선교단체는 다시 한 번 잃어버린 영혼을 찾는 사역에 매진하기 위한 시스템을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교회는 찾아오는 교회에서 다시 찾아가는 목회패러다임을 고민해 볼 수 있어야 한다. 주일예배를 지키는 것을 강조하는 것만큼, 목회자는 한 영혼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가가호호’ 심방하는 목회적 패러다임을 회복해야 한다.
목회자도 “목회의 야생” 능력을 회복해야 한다. 갖춰진 시스템 안에서 성경해석만을 하던 단계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들고 생명을 나누는 일에 참여해야 한다. 코로나로 인해 고민하는 성도들을 교회로 불러내기 보다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을 잘 씻은 후’ 한 가정을 방문하고 돌아와야 한다. 그리고 오후에 다시 손을 잘 씻고, 마스크를 쓰고 새로운 가정을 방문하는 사역을 하면 좋겠다. 약 두세 달 정도 이런 활동을 할 때, 목회자만 감당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적으로 신뢰되는 장로님과 권사님들이 동일한 활동을 전개한다면, 우리 공동체 중에 있는 연약한 지체를 돌보는 진정한 교회적 사명을 감당하고, 그 경험이 교회에 내재될 수 있다고 기대된다.